ONELINE

쓸모? 보여주면 되지.

리스

정돈되지 않은 녹빛의 머리카락은 다소 탁하며 회색빛의 눈동자는 대체로 형형하다. 사나운 인상에 단정치 못한 외관임에도 본인 또한 그것을 추스를 의지는 없는 듯, 잘 단련된 체구가 걷는 걸음걸이며 손짓까지 다소 불량한 태도가 역력하다. 아틀란티스의 평균 기온이 덥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대체로 별도 걸친 것 없는 조촐한 옷가지를 고수한다. 오로지 편의성만을 강조한 형태.

01. 알량한 유아독존

이 세상은 인간이 살아남기 힘들다. 아래에서 올라온 이는 이 환경을 무척이나 잘 인지하고 있으며, 때문에 추구하고자 하는 안위와 위함은 모두 스스로를 향한다. 본인이 갖는 것, 본인이 갖는 안전, 본인이 갖는 …. 그러니 제 입만 먹고 산다면 자존심이건 편리함이건은 그 이후의 문제라. 1차원적인 본능을 앞세운 단순 계산 같은 식이나 이것은 ‘그것’의 생존 방식일 테다. 때문에 개가 납작 엎드려 모실 주인을 바라본다 해도, 그것이 상대를 향한 순수한 충성일지는…

02. 미지근한 온도

불량한 걸음걸이와 몸가짐임에도, 그의 언성은 결코 높지 않다. 오히려 다혈질이라기보단 침착한 쪽이 그것을 좀 더 가깝게 나타낸다. 자신의 욕이든 매도든 바로 코 앞에서 듣더라도 뻔뻔할 정도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시종일관이다.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해. 좀 봐줘. 이는 그의 기준상 후순위로 밀려 없다시피 한 자존심의 말로일 수도 있고, 그에게 그다지 신경 쓸 주제가 아니기에 무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 그들이 무어라 하든 자신은 이곳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까!

03. 평화적인 이기

때문에 불성실한 성질머리는 제법 말을 잘 듣는 쓸모를 갖추게 된다. 인류를 위한다거나 지키는 것, 타인을 향한 도덕은 알 바 아니다. 아래에서 올라온 그것은 오로지 이 하늘을 나는 따뜻한 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으니, 이곳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용의를 갖는다. 말 잘 듣고 얌전해, 얼마나 협조적이야? 그러니 점수 좀 더 올려주면 좋겠는데…

폭열 (E.H Exploding Heat)
주변의 온도를 순식간에 높인다. 순간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여 주변을 녹여내거나 강한 열의 차이로 닿은 것에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파이로키네시스와는 다른 분야로, 원거리 방사의 경우 테스트 해보았으나 거리가 멀 수록 온도의 변화가 미미해져 해당 활용은 불가능하단 결과를 내었다. 근접 거리만을 요구하며 현재 확인된 거리로는 성인 남성 둘이 누울만한 거리이나 목표 온도가 높을수록 대상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요구한다.

열에 대한 내성은 확실하게 존재하나 폭발로 인한 충격 자체는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 설계 미스인 듯 하지만… 어스는 인간의 그러한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당사자 또한 그 정도의 디메리트에 크게 개의치 않으니 성공적인 염원의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러니 그 반동을 견디는 것은 오로지 그것의 육체라. 

국외

북반구 유럽 대륙의 안쪽에 위치하던 이곳은 이상 기후로 수면이 차오르며 점차 인간이 디딜 땅이 좁아져갈 때, 인근의 인간들이 점차 모여듦에 따라 제법 오래 유지된 마을일 테다. 처음엔 지칭하는 명사가 있었을 테지만 기존의 사람들과 이주한 난민들이 뒤섞여, 소년이 그 마을의 몇 안 되는 생존자로 발견되었을 땐 ‘Hof’라는 이름으로 잔존해 있었다.

01. Less
- 올해로 열여덟이 된 ‘그것’이 있다. 제 출생일을 모르니 확실한 생일은 불문이지만 그것이 살아남은 햇수정도는 기억하기에 나이만큼은 틀리지 않은 정보값이다. 그것을 어떻게 세었느냐 하면, 손발이 어는 계절이 살갗이 타는 계절로 바뀌는 시기는 언제나 있었기 때문에…그러니 12월 4일, 그가 아틀란티스로 올라온 날짜를 출생일로 새로이 정의한다.
- 태도가 다소 삭막하고 매정할 수 있으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생존에 특화된 인간이다. 그래도 그것 외엔 대체로 긍정적이고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니, 주변 이웃이나 조금 익숙한 얼굴들에게서의 평은 썩 나쁘지… 않을지도.

02. Atlantis
아래의 냉기 | Hof
- 2169년, 그것이 12해 즈음을 살아남았을 무렵. 우연히 아틀란티스의 수색대가 ‘Hof’라고 이름 지어진 -그래봤자 거주하던 생존자들끼리 붙인 이름이다.- 마을을 발견했을 때 그것은 아직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이미 냉해를 가득히 입다 못해 살아있던 인간 또한 얼마 없었는데, 그 생존자들 중 가장 어린 녀석의 몰골은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신을 데려가라 부르는 목소리는 당당했고 눈동자는 또렷하게 타올랐으니…


위의 온기 | 렉싱턴…밸리포지
-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던 아이는 아틀란티스에 올라오고 나서 렉싱턴의 요양 시설에 배정되었다. 함께 올라온 마을 사람들 또한 인근에 배치되었으나...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냉해로 얼마 가지 않아 수가 줄었고, 그나마 요양 시설에 남게된 이들과도 소통을 원활히 하던 기색은 아니더라. 갓 올라온 그것은 그저 인간의 행색을 한 야생 그 자체에 지나지 않았다. 사고보단 본능으로 판단하며 적응은 학습보다 경험을 통해 이루어졌다. 렉싱턴에서 병원과 복지시설의 도움으로 비로소 ‘인간’의 몰골이 되길 2년, 그리고 그것을 재활하길 또 2년.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몸 쓰는 것 밖에 없으니 자경단을 지망할 계획을 막연하게 세우나 그 설계에는 한차례 더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03. Enterprise
연고 없고 사지 멀쩡한 인간이란! 4년 즈음, 그것이 재활 시설을 퇴소하게 될 즈음 진로 및 적응 상담이 한차례 이루어졌다. 적어도 병원과 재활·보호 시설에선 처음 보는 이였는데…. 희망하는 쓸모를 듣고, 재활 시설에서 제법 철밥통이 될 직장을 하나 소개해주었다. 이 창공섬에 도움이 되고, 이 섬이 필요로 할 인재! 그리고 돈도 많이 준다. 혹해 따라가니 엔터프라이즈 중앙 연구소였으나 그는 알 리 없었고, 그저 저 아래에 있는 괴물들과 비슷한 생물을 조우하게 된다. 일종의 거래와 같은 제안이었지만 이쪽이 얻는 이득이 충분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없다. 때문에 그것은 흔쾌히 승낙한다. 그로부터 다시 2년, 밸리포지에서 뒤늦은 기초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며 주기적으로 연구소를 찾아가 검진과 테스트에 흔쾌히 응하는 등... 제법 느슨하면서도 성실한 기간을 영위했다. 밸리포지의 이웃 주민이 보기엔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 같아 보였을지도.

04. ETC
- 그것에게 호불호란 명확하지 않다. 그런게 생성될 시기에 무엇을 가릴 처지이지도 않았지만, 그저 저가 안전하면 마냥 좋고 인생에 위기란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인간 삶에 굴곡이란 것이 피치 못하다면, 이왕이면 그것은 최대한 적은 게 좋다. 물론 인간의 삶이란 스스로가 지향하는 대로 살 수 없다만.
- 그나마 취미활동을 꼽자면 운동이겠다. 신체를 단련하거나 움직이는 활동. 적어도 머리를 쓰는 것보단 쉽고 빠르다! 여전히 뒤늦은 기초 교육을 겨우 반절 뗀 것을 생각하면 머리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여전히 고민하는 것보단 행동으로 직접 겪고 판단하는 게 더욱 빠르고 정확하단 주의.
- 본디 추운 곳에서 올라온 탓인지 추위에 둔하고 더위에 약하다. 당장에 이 아틀란티스조차 덥다고 여길 지경이니, 그의 체온 역치란 조금 이상하다. 

─ ‘HOF’ 추가 기록.
분명 함께 지냈을 것이 분명한 몇 안된 느 생존자들은 그네들끼리는 동료애라는 게 있어 보였으나 그 울타리 안에서 녹색 머리카락의 소년은 예외 되었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만삭의 산모가 숲을 뚫고 마을에 간신히 도착했을 시기즈음이겠다. 세상이 평화로운 시대였다면 흔쾌히 호의와 도덕이란 이름이 발휘되었을 상황이건만, 세상이 멸망해 가는 이때에 이러한 노약자에게 주어지는 꼬리표는 긍정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인간으로서의 호의를 닥닥 긁어모아 산모는 어떻게든 그 마을에 정착을 하게 되고, 얼마 안 가 몇 안 되는 마을의 노파들의 도움으로 ‘그것’을 낳게 된다.

어린아이는 마을 하나가 다 같이 키워야 한다 했던가? 그러나 이 마을엔 그러한 여유는 없었다. 날로 식량은 부족해지고 환경은 혹독해져 갔다. 그렇다고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사냥을 해 올 수도 없으니! 아이와 모친은 최소한의 도움은 받았을 테지만 그것이 호의 어린 시선은 아니었다. 때문에 아이는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을 무렵부터 눈치를 살피고, 움직임이 자유로워질 즈음부터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저와 모친을 버리지 않기 위한 쓸모를 찾기 위하여.

물론 그 노력은 얼마 가지 않아 찾아온 유일한 가족의 부재로, 그것이 찾던 쓸모는 오로지 제 안위만을 목적으로 두게 된다. 그러한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것만이 그것의 쓸모인지 아이는 생각보다 끈질기고 어떻게든 버텨내었다. 그렇게 아득바득 12해 즈음을 살아남으니 무장한 인간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척 보아도 그것이 머물던 마을보다 더 풍족한 곳에서 온 이들 같았다. 그러니 그들을 순순히 따라가기로 한다. 그곳은 이곳보다 덜 춥길 바라며, 분명 그것에게도 무언가 이름이 있었을 테지만 그것에게 저를 지칭하는 말이란 오래전 이별한 가족이 준 것보다 마을에서 저를 부르던 것이 더 익숙한 터라. 그것들을 종합하여 ‘less’. 어느 것에 붙어도 쓸모없는 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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